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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드립 커피 이야기3

by 청년시인 바리스타 2021.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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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리타 핸드드립

독일의 멜리타벤츠 여사가 처음 개발한 드리퍼이다. 사다리꼴 모양의 드리퍼에 추출구멍이 1개 뚫려 있다. 레시피에는 뜸을 들인 이후 드립 도중에 끊지 않고 한번에 추출하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추출구가 하나뿐이라 칼리타 드리퍼에 비해 경사가 높아도 물의 속도가 느린 편이기 때문에 추출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다. 물을 아무리 많이 부어도 최대추출속도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점적식 같은 느린 속도의 추출을 선호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손맛을 덜 타는 도구라는 의견도 있다. 익숙해지면 특히 맛 측면에서 깊고 균일한 맛을 낼 수 있는 드리퍼이지만 매장에서 쓰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유럽에서 태어나서 일본에서 자리를 잡은 특징 덕분에 유럽식 푸어오버와 일본식 나선 드립이 모두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실제 유럽 쪽 홈페이지 사용법에는 막드립이 일본 쪽 홈페이지 사용법에는 나선 드립이 적혀있다. 일부 유저는 추출이 느리고 무거운 커피가 나온다는 점을 이용하여 점드립으로 에센스 추출을 시도하기도 한다.

바리에이션으로 '아로마 드리퍼'라는 것이 있는데, 추출구 위치를 옆구리로 옮기고, 드리퍼의 리브 모양을 조금 다르게 한 모델이다. 세트로 쓰는 필터에 미세한 구멍으로 페이퍼 드립 시 걸러지는 커피의 지용성 성분을 투출시켜 향을 한층 풍부하게 한다고 한다. 다만 구멍 위치가 높다 보니 자칫 잘못하면 쓴맛이 나기 쉽다. 그래서 일반사용 시 까다로운 드리퍼 중 하나이다. 초보자 용으로 적합하지 않다. 카페에서 이 드리퍼를 전용으로 쓰고 있다면, 쓴 맛을 싫어하는 사람은 다른 드리퍼로 부탁해야 한다. 전용 아로마 필터를 쓰지 않으면 그 성분이 서버로 떨어지지 않고 드리퍼에 남아서 일반 밀리타 드리퍼와 차이가 없다. 아로마 드리퍼도 고노처럼 플라스틱 제품만 출시된다.

참고로 멜리타에서는 커피메이커도 만들어 판매한다. 이 회사의 상위 기종의 경우 일반적인 커피메이커와 달리 드리퍼를 서버에 올려놓고 그 위에서 핸드드립하는것처럼 물을 떨어뜨려주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 방식이 채용되어 1979년 발매한 아로마보이와 비교적 최근 개발된 아로마시그니처의 경우 핸드드립에 뒤지지 않는 맛으로 유명하다. 이외의 커피메이커들도 멜리타를 카피한 것이 많다.

 

 

칼리타 핸드드립

멜리타 드리퍼를 일본에서 개량해서 나온 드리퍼이다. 모양이 거의 비슷하나, 경사각이 멜리타보다 완만하며, 추출 구멍이 3개이다. 칼리타라는 말 자체가 '가라 + 멜리타'의 뜻으로 이름부터 멜리타 짝퉁이다. 구멍을 3개로 한 것은 멜리타가 구멍 1개는 특허를 냈기 때문에 아무 이유없이 3개를 뚫었다는 설과 멜리타 특유의 과다추출 경향을 덜기 위해 구멍을 늘렸다는 설이 있다. 하지만 밑에 나오는 것과 같이 다른 드리퍼들의 카피 원본이 되었다는 점에서 결국 멜리타와 같은 처지가 되었다. 

일본의 커피문화 영향을 크게 받았고 중국산 복제품이 많아서 국내에서 가장 널리 보급된 드리퍼이지만, 널리 보급되어 있다 하여 드립하기 쉬운 것은 아니다. 오히려 보혜미안(박이추 대표)같은 커피 명인과 일반인의 퀄리티 차이가 너무 극명하게 드러나는 추출법이라서 변수가 지나치게 많은 칼리타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꽤 된다. 특히 추출구가 3개이므로 추출시 내부에 와류가 발생한다는 게 특징이다. 흔히 알려져 있는 3번에 걸쳐 나눠 드립한다는 드립 방법이 통하는 드리퍼이지만 이걸로 좋은 커피를 만들려면 과정이 다소 복잡하므로 테크닉이 부족하면 맛이 균일하게 나지 않는다는 게 단점이다. 만일 칼리타 드리퍼로 커피를 내렸는데, 구멍 세 개에서 커피가 내려오지 않고 두 개만 내려온다든가, 특히 가운데와 어느 한 쪽만 내려온다든가 하는 경우는 십중팔구 망한 경우다. 커피가 고루 추출되는 게 아니라, 부분적으로만 추출되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따로 판매하는 아이스 바스켓을 장착하면 드립과 동시에 냉각이 되어 따로 식히지 않고도 바로 아이스커피를 마실 수 있다.

참고로 거의 모든 중국산 혹은 한국산 짝퉁 드리퍼는 칼리타의 형식을 따르고 있으며, 종이필터도 호환이 된다. 개중에는 뭔가 차별화하겠다고 구멍을 2개 또는 4개 더 뚫은 것도 있다. 칼리타의 난이도를 높이는 이유가 저 3개의 구멍 때문인데, 구멍이 더 늘어나면 그다지 좋은 영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커피 업계의 추세가 산미 강조, 추출 결과의 균일성 위주로 변하면서 해당 부분에서 약점이 있는 칼리타 드리퍼는 젊은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서 평가가 박해지는 편이다. 한국에서는 1세대나 중년들이 여전히 사용하고는 있지만 취미든 업계든 점점 하리오와 클레버, 그리고 하단의 칼리타 웨이브에게 대체되어가고 있다.

 

칼리타 웨이브 핸드드립

칼리타에서 멜리타의 영향에서 벗어나고 칼리타 클래식이 가진 여러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 만든 오리지널 드리퍼이다. 단, 위의 칼리타 드리퍼와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원추형의 깔때기에 밑면이 평평하고 안쪽에 가로로 많은 주름이 있으며, 전용 필터는 세로로 구불구불한 주름이 접힌 특이한 모습을 하고 있다. 추출구는 3구이다.

이 드리퍼의 특징은 초보자라도 누구나 쉽게 훌륭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칼리타 드리퍼는 바리스타의 물줄기 조절에 상당한 영향을 받았지만 웨이브의 경우에는 필터의 주름을 통해 드립퍼 벽면으로 흘러내리는 물을 최소함으로 결과물이 비교적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현재 클레버, 하리오와 함께 스페셜티 업계에서 상당히 유행하는 드리퍼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반 상업용으로는 칼리타 웨이브 필터의 경우는 같은 칼리타 필터에 비해서 기본 2배이상 가격차이가 나서 사용하는 카페가 비교적 적다. 뒤의 2종류도 푸어오버 방식이 퍼지면서 유행하는 형태이나 하리오의 경우는 기존에 유행하다가 푸어오버를 점목시킨 형태이다. 거기다가 푸어오버 방식이라는게 막드립에 가까운 형태라서 창업이나 기존 카페에서 사용되던 방식보다 편해서 좀 더 퍼지고 있다. 이 웨이브 드리퍼가 유행하면서 필터가 호환되는 카피 제품도 꽤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블루보틀 전용 드리퍼이며 이 제품은 추출구가 하나이다. 서양에서는 칼리타 클래식보다 더 대중화되었기 때문에 그쪽에서 칼리타라고 말하면 이 칼리타 웨이브를 뜻하는 경우가 많다.

 

고노 핸드드립

원추형 드리퍼의 원조이다. 원추형의 깔때기 같은 몸체에 추출 구멍은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크다는 것이 특징이다. 커피를 한군데로 모아서 내림으로써 원두의 맛을 모두 추출해낸다는 컨셉으로 나온 것이다. 따라서 다른 드리퍼와 달리 드립 방법이 여러 가지로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이런 컨셉 때문에 진귀한 원두는 고노로 내려달라는 사람들도 많다. 가령 루왁이라든가 보통 처음에는 점적(점드립)으로 시작해서 나선형(원드립)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콜드브루를 연상시키는 듯한 가장 진하면서도 부드러운 커피를 만들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드립하는 사람의 실력이나 스타일에 따라 맛이 많이 좌우되는 면이 있다. 하리오가 현대적인 스페셜티 커피의 대표격 드리퍼라면, 고노는 정반대로 융드립이나 칼리타와 함께 일본식 드립의 대표라는 이미지가 있다. 때문에 고노 유저들 중에서는 강배전 선호파를 비교적 많이 볼 수 있다. 서양에서 점드립이 아닌 푸어오버용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원추형의 독특한 모양과 다양한 색상, 그리고 귀여운 모양의 드립서버와 세트로 판매하여 한때 인기를 끌었다. 4대 메이커 중에서 가격은 제일 비싼 편이다. 드리퍼, 드립서버, 종이 필터 등의 가격이 전체적으로 다른 메이커에 비해서 20~30% 정도 비싸다. 필터는 하리오와 호환되긴 한다. 다른 브랜드와 달리 유리나 금속 제품이 없고 오로지 플라스틱만을 생산한다. 열에 약하다는 문제점은 컬러 시리즈가 나오면서 어느 정도 보완되었다곤 하지만 여전히 플라스틱 재질만 고집하고 있다.

 

하리오 핸드드립

고노와 비슷한 원추 모양으로, 유리제품으로 유명한 일본 하리오사에서 개발한 드리퍼이다.

제품 시리즈의 이름인 V60의 의미는 드리퍼의 모양과 그 각도를 표시한 것이라고 한다. 이 V60 드리퍼는 Good Design Award에서 수상한 제품으로 알려져 있고, 다른 하리오 제품에도 이 드리퍼의 디자인 정체성이 적용된 모습을 여기저기서 찾아볼 수 있다. 제품 라인업 또한 정갈한 편이어서, V60 2 라인을 고르면, 드리퍼와 서버와 필터가 모두 같은 이름일 때 가장 완벽하게 호환되는 방식으로, 선택에 있어서의 고민을 줄여준다.

고노보다 추출구가 더 크며, 고노와 달리 나선형 가이드가 드리퍼의 끝 부분까지 있어 물빠짐이 매우 빠른 것이 특징이다. 물빠짐이 빠르기 때문에 커피의 잡맛을 유발하는 타닌 등이 최소한으로 추출되어 맛이 매우 부드러운 편이다. 특히 로스팅한 지 오래된 원두를 땡처리할 때 쓰면 좋다. 다른 드리퍼로 추출히면 잡맛이 많이 추출되기 때문이다. 그 특성상 다른 드리퍼보다 과소추출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오래된 원두의 나쁜 맛까지 추출될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하지 않고 부드러운 커피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되는 드리퍼이며, 소위 말하는 클린 컵에서 강점을 보인다.

특히 가볍고 산미가 강한 약배전 원두에서는 이러한 성향이 좋은 시너지를 발휘한다. 이렇게 약배전에 유리한 성향 덕분에 여러 바리스타들의 연구와 레시피들이 정립되면서 스페셜티 업계에서 가장 대세를 이루는 드리퍼로 최근 쇼핑몰이나 소셜커머스에서도 많이 보인다. 반면 묵직한 바디감과 씁쓸함을 가진 강배전을 선호한다면 하리오 이외의 드리퍼가 더 좋은 선택일 수 있다.

빠른 속도로 많은 양을 만들 수 있어 아이스 커피를 만드는 용도에 적합하다. 빠른속도는 맛에서도 아이스커피에 대한 강점을 보인다. 쓴맛은 차가울 때 더 강하게 느끼는데, 하리오의 특성상 빠르게 추출하여 대체로 쓴맛이 추출되기 전에 끝나므로 쓴맛이 적은 아이스커피를 만들기에 매우 유리하다. 유리로 유명한 회사답게 내열유리 재질의 투명 드리퍼도 판매하고 있다. 한국 지사가 생겨서 그런지 대형 마트에 가면 꽤 자주 보이는 제품이다. 드리퍼뿐만 아니라 주전자와 커피밀 등 여러 도구도 함께 전시해놓고 있다.

변수 통제가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레시피라고 할 게 없이 그냥 막 붓는게 끝인 멜리타, 변수가 많아서 바리스타의 감각적인 부분을 많이 요구하는 칼리타와 달리 하리오의 경우 상술했듯 유명 바리스타들의 레시피를 보면 수온, 추출 방법, 시간, 용량 등의 부분에서 수치를 제시하며 그 이유도 같이 설명해주기 때문에 비교적 배우기도 쉽다. 때문에 드립 입문자들에게도 많이 추천된다. 클레버를 카피한 하리오 스위치라는 제품도 출시되었다. V60의 리브 형태를 가진 클레버식 침출 드리퍼이다.

하리오 스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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